[기자수첩] 영원한 성장은 없다

이정아 기자
입력일 2022-06-01 14:25 수정일 2022-06-01 14:31 발행일 2022-06-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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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 정치경제부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은 2.6%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4%)보다 소폭 낮은 수치다. 이에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하락에 대비해 경기부양 정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경제는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성장이란 좋은 것이며 성장을 많이 할수록 국가는 부강해진다는 믿음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시점에서 머릿속으로 물음표를 띄어보자. 한 국가의 성장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가. 성장의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성장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희생하고 있는가.

답은 간단하다. 지구의 유한한 자원을 고려했을 때 성장에 한계란 분명 존재한다. 다시 말해 영원한 성장이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성장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허상 속에서 살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매년 자연이 재생산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연을 소비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지구의 열대우림은 3분의 1이 사라졌으며 인류가 마실 수 있는 물의 4분의 1이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영원한 성장이 불가능함을 깨달은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development)’이라는 개념을 들고나왔다. 이 개념은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발전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유한한 지구의 자원을 지속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용하자는 의미다.

그러나 많은 생태학자와 환경학자들은 ‘반발전(counter-development)’의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원한 발전이 이뤄지는 사회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저 자원 소비를 하는 사회가 오늘날의 환경정의라는 뜻이다.

우리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산업자본주의 시대에서 영원한 성장을 위해 환경을 외면하고 있다. 오는 5일 다가오는 환경의 날을 앞두고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인 간디의 말이 떠오른다. “지구의 자원은 인간의 필요를 위해서는 충분하지만, 인간의 탐욕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치경제부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