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권리 없는 '가상 부동산' 투자 주의해야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22-05-30 14:25 수정일 2022-05-30 14:30 발행일 2022-05-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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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

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로 가상 부동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가상 부동산은 가상현실에서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으로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진다.

최근 가상현실과 친숙한 MZ 세대를 필두로 많은 투자금이 가상 부동산으로 몰렸다. 지난해 세계 4대 메타버스 플랫폼 내 부동산 거래액만 6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두 배, 1조 시장으로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 부동산은 가상공간에 가상의 토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형태와 현실의 부동산을 그대로 옮겨 아파트나 건물을 가상에서 사고 팔 수 있는 형태가 있다. 현실 세계 부동산을 가상 세계에 옮기는 방식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를 활용한다. 실제 부동산을 메타버스에서 구현하고 소유권을 분배해 실물 부동산을 디지털로 보유하는 방식이다.

현재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어스2(Earth 2)의 한국 이용자 자산 총액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고,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플랫폼에서도 한국 이용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도 가상 부동산 플랫폼이 10개 넘게 있고 실제 아파트 청약처럼 청약 시스템을 도입한 플랫폼도 있다. 가상 부동산 청약 경쟁률이 600대 1을 기록하며 실제 부동산 못지않은 경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가상 부동산은 실제 부동산이 아니어서 소유권과 재산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투자자를 보호할 법적 근거도 없다.

현실에서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청년들,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상 부동산이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 되고 있지만, 가상 부동산은 현금화가 어려운데 다 플랫폼이 문을 닫으면 투자금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 기자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