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사 덮친 ‘악재’, '양보단 질'로 뚫어야

남궁경 기자
입력일 2022-05-23 08:54 수정일 2022-05-23 14:46 발행일 2022-05-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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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IT부 남궁경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인건비 상승과 신작의 부재,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쪼그라들었다. 지난 2년간 누렸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효과’도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미미해졌다.

지난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열풍을 타고 상승세를 보인 주가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던 가상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추락했고, 실적부진에 글로벌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겹쳤다. 현재 업계 ‘빅 5’로 불리는 게임사들의 주가는 최근 2년간 고점 대비 50%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올게 왔다’는 반응을 보인다. 코로나19 기간에 수혜를 입은건 사실이지만, 그 기간 동안 신작 개발 일정이 연기됐고, 주가는 지나치게 올라 현재 오히려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수혜에 따른 기저효과는 사라졌다. 오히려 지난 2년간 나왔어야할 게임들이 나오지 못해 아쉽다”며 “내부에서는 현재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이런 악재를 빗겨간 게임사들도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잘 만들어놓은 IP(지식재산권)이 있다는 것이다.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배틀그라운드 등 출시된 지 오래된 IP들이 아직까지 현역으로써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작’보다 ‘양질의 IP’ 하나가 중요하단 걸 보여준 결과다.

올해 몇몇 게임사들이 다작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사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많은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사에 고맙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다작 중 하나라도 터지지 않으면, 투자비용(마케팅/개발비) 회수가 어려워 실적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다수 신작을 내놓는 것보다 잘 만든 게임 하나로 게이머와 주주를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남궁경 기자 nk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