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대와 우려 교차하는 '용산 시대'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22-05-18 14:08 수정일 2022-07-13 07:13 발행일 2022-05-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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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용산 시대’가 본격 개막한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새 집무실 이전에 대해 용산 주민들은 대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용산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전례 없는 대통령실 이전이지만 용산 부동산 시장은 우선 개발 호재 기대감에 상승세를 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용산 일대 아파트들은 수억원 이상 오르며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고, 올해 아파트 최고가도 용산에서 나왔다. 전문가들도 용산이 서울의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더 키우는 분위기다. 다만 주민들의 들뜬 기대감 뒤로 우려도 교차했다. 교통체증과 개발 규제, 집회로 인한 소음 등 기존 청와대 주변 주민들이 겪던 고통이 재연될 수 있어서였다.

집무실 이전 일주일째, 주민들 표정이 굳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장연 등이 용산 일대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에 나섰고 결국 이날 출근길은 올 스톱 모양새가 됐다. 법원이 대통령 집무실 100미터 이내 집회를 허용하면서 앞으로 이 일대 집회 시위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용산 일대 규제가 오히려 강해질 것이라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쏟아진다. 적어도 윤 정부 기간동안 개발이 막힐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부동산 카페에서는 “용산 일대 개발이 언제 이뤄질지, 주민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글도 나오기 시작했다.

윤 정부가 청와대를 떠나 용산 시대를 개막하면서 새 정권 교체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 것은 신선한 시도로 보여진다. 다만 이 변화의 시작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집회 자유, 시민 불편, 그리고 집값 안정까지 이 복잡한 형국을 체계적으로 풀어나갈 고민이 필요하겠다.

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