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디스플레이 없이 '반도체 초강대국' 없다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2-04-25 10:28 수정일 2022-05-24 22:24 발행일 2022-04-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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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산업IT부 기자

‘반도체 초강대국’을 천명한 새 정부가 다음 달 출범한다. 첨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해 온 역대 정부처럼, 이번 인수위도 관련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을 통해 인력 양성과 규제 해소, 시설 신·증설 지원, 공급망 협력 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종합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산업계의 기대도 높다. 특히 일선 현장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나온 점에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아쉬움도 있다. 반도체 산업과 함께 육성해야 효과가 큰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기술적으로 트랜지스터 등 핵심 공정에서 반도체와 기술적 근원이 같다. 소재, 부품, 장비 등 반도체 산업과 전후방 생태계도 동일해, 또 하나의 국가중요산업이라는 점에서는 업계의 이견이 없다. 대한민국 전체 GDP의 4.5%를 차지해 그 위상도 결코 낮지 않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을 규정하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에는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산업은 들어가 있지만 디스플레이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인수위에서도 디스플레이 산업을 반도체 특별법에 포함하는 안을 건의했지만, 최종적인 논의는 불발에 그쳤다. 최근 수년간의 안일한 대응은 결국 심각한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 기업이 LCD 시장을 잠식한 데 이어,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면서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17년 만에 시장점유율에서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줘야만 했다.

K-반도체 경쟁력 강화는 디스플레이 산업 등 관련 산업의 유기적인 지원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실현 가능하다. 근시안적인 디스플레이 정책은 반도체 초강대국의 길을 더욱 요원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우주성 산업IT부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