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액주주의 힘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4-14 10:31 수정일 2022-04-14 16:39 발행일 2022-04-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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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이 금융증권부 기자

올해 주주총회의 풍경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소액주주들이 안건 제안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책임 추구 및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행동주의 움직임이 커지면서 향후 주총의 풍경은 더욱 주주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시장에서는 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중 개인투자자 수는 1374만명으로, 2020년(914만명)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법인 소유주식 수 1072억주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소유한 주식은 544억주로, 전체의 50.7%에 달했다.

경영진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거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사태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는 등 실질적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충분한 양적 성장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로서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는 질적 변화도 곳곳에서 관측됐다.

지난 달 31일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직접 확인됐다. 이날 쟁점은 사측과 소액주주가 제안한 감사 가운데 누가 선임되느냐 여부였다. 결론은 소액주주들의 승리였다. 이번 SM 주총사건은 감사 선임과 같은 중요 안건도 합목적성이 정당하면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삼성전자 주총에서 스마트폰 품질을 따지고, HDC현대산업개발 주총에서 건설현장 사고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개인 주주 행동주의 힘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기업들도 경영 투명성 제고 등 주주친화 정책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CEO가 장수한다.

안동이 금융증권부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