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증권계 저축은행 실적 훨훨… 알짜 계열사 '부상'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4-13 11:02 수정일 2022-04-13 13:41 발행일 2022-04-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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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저축은행의 가파른 성장세로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알짜 수익원은 물론, 연말 결산 배당금까지 톡톡히 챙기면서 수익 다각화를 이뤄냈다. 금융지주가 품은 저축은행들의 실적도 순행하면서 명실상부한 알짜 비은행 계열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올투자증권(전 KTB투자증권)은 다올저축은행(전 유진저축은행)의 100% 대주주인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60.19%를 취득하면서 대주주에 올라섰다. SK증권도 엠에스(MS)상호저축은행 경영권(지분 93.57%)을 인수했다.

이에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2011년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등 3곳을 인수해 대신저축은행을 설립했다. 키움증권은 2013년 삼신저축은행, 2016년 TS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해 각각 키움저축은행, 키움YES저축은행으로 영업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한국투자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전에 뛰든 것이다.

증권사들은 저축은행을 계열사 및 자회사로 보유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큰 상품을 통해 이익을 확대했다. 무엇보다 스탁론을 연계하면 여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탁론은 고객명의의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 매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저축은행에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주는 스톡론을 활용하면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더라도, 유사 서비스로 여신 수익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를 넘어설 수 없는데 자기자본이 부족한 증권사 입장에선 스탁론이 보완 작용을 하게 된다. 신용공여 서비스는 이자수익과 리테일 수익(수탁수수료)을 동시에 창출하는 증권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분류된다.

이들 저축은행 6곳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488억원으로 전년 대비 51.5% 늘어, 금융지주 저축은행들 보다 증가폭이 컸다. 지난해 인수한 다올저축은행·엠에스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해도 증가율은 45.0%에 달한다. 자산규모는 16조3464억원으로 일년 사이 27.0% 늘었다.

금융지주가 품은 저축은행들도 호실적을 나타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IBK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6.9% 급증했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에서 대 규제로 인해 소화하지 못했던 대출수요를 받아내면서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그룹 내 시중은행 등이 한도, 신용등급 등을 이유로 대출이 어려운 고객에게 같은 계열사 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연결해주는 연계대출 영업을 펼치며 대출자산을 늘렸다. 6개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2020년 9조8180억원에서 2021년 12조5884억원으로 22.0% 확대됐다.

또한 저축은행의 배당금도 쏠쏠한 수익을 안기고 있어,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조사 기업 12곳 중 지난해 결산 배당을 진행한 곳은 총 7곳으로 배당금은 490억원을 웃돌았다. 대신저축은행의 경우 3년 동안 배당성향이 30%를 넘었고, 키움저축은행·키움YES저축은행도 고배당을 이어왔다. 하나저축은행도 지난해 34.2%의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특히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처음으로 배당도 실시하면서 모회사에 수익을 안겨줬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