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인 원희룡의 부동산 뾰족수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22-04-13 14:06 수정일 2022-04-25 15:30 발행일 2022-04-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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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훈식 건설부동산부 차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차기 정부 첫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됐다. 윤석열 정부 앞에 높인 최대 과제가 부동산인 상황에서 원 후보자가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새 정부의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꿈틀되고 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선 팔려고 내놨던 매물이 급속도로 줄고 있다.

이를 의식하듯 원 후보자는 “부동산 가격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부분은 신중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집값 안정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지나친 규제 완화나 시장에서 잘못된 시그널로 악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신중할 것”이라며 규제 완화에 대한 신중론을 폈다.

원 후보자가 취임도 하기 전부터 규제 완화 속도 조절을 언급한 것은 재건축에서 촉발된 가격 상승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원 후보자는 집값 폭등의 피해자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제주지사에 당선된 2014년 서울 목동 아파트를 8억3000만원에 팔았는데 해당 아파트의 가격이 추후 26억원까지 올랐다. 원 후보자의 아내는 지난해 이 사실을 공개하며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에 전문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깜짝 지명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 문제가 된 부동산 문제를 강단 있게 풀어나갈 수 있다”며 “국민의 꿈을 실현하고 고통을 더는 데 중심을 두고 종합적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규제완화와 투기억제, 충분한 주택공급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다수의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 차장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