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임기 말 조성욱 공정위원장, 잡음 없이 ‘유종의 미’를

곽진성 기자
입력일 2022-04-10 14:48 수정일 2022-04-10 14:51 발행일 2022-04-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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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

임기 말 조성욱 공정위원장의 일련의 행보가 매끄럽지 못한 모양새다. 최근 조 위원장은 지난 3일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경쟁당국 최고책임자 국제회의(Enforcers Summit) 참석을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를 지켜보는 세간의 눈길이 탐탁지 않다. 코로나19 시국, 게다가 정권이 바뀌는 시기에 떠나는 미국 출장에 대해, 일각에선 외유성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러자 공정위는 외유성 출장이 아님을 증명하는 취지에선지, 5분 단위의 모든 일정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순탄치 못한 행보에 결국 스텝이 꼬였다. ‘경쟁 당국 최고책임자 국제회의 참석 및 한·미, 한·EU 경쟁 당국 수장 양자협의회 개최 결과’ 보도자료를 지난 6일 배포한다고 했다가, 미국 측 동의가 늦어져 취소하고 다음날에야 다시 배포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조 위원장은 얼마 전에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한 건설사의 동일인(총수)인 회장 제재를 앞둔 지난 1월, 조 위원장이 해당 건설사 계열 언론사의 임원과 오찬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접촉보고를 했다’지만, 굳이 그러면서까지 그러한 자리를 가질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도 든다.

조 위원장은 지난 2019년 9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별다른 잡음 없이 공정위를 이끌어 왔다. 또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근거’가 담긴 온라인플랫폼규제법안(온플법) 등 법 제정을 적극 추진해 밀고 나가는 뚝심도 엿보였다. 그러나 최근 힘이 빠진 모양새다. 새정부가 들어서며 온플법이 자율규제로 선회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조 위원장의 요즘 행보가 ‘무리·무모’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공정위원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자칫 공정위 자체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까 염려된다. 자칫 공정위가 추구해 온 ‘공정경제’ 기치(旗幟)마저 흔들까 염려된다.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조심’하는 자세로, 조 위원장이 부디,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대한다. “공정위가 어느 부처보다도 높은 청렴도를 갖출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주기 바란다”는 조 위원장 취임 일성은 여전히 생생하다.

곽진성 정치경제부 기자  p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