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세계 발포주 시장 도전장…독일까 약일까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2-04-04 17:14 수정일 2022-04-04 17:16 발행일 2022-04-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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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길모
기자수첩 양길모

‘제주소주’로 주류시장에서 쓴맛을 본 신세계그룹이 이번에는 발포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세계그룹 주류 전문회사인 신세계L&B는 지난달 30일 발포주 브랜드 ‘레츠 프레시 투데이(레츠)’를 출시했다.

신세계L&B가 발포주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퇴근 후 집에서 혼자 마시는 혼술이 증가하면서 도수가 낮고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생겨난 주종인 발포주는 맥아 함량을 10% 미만으로 낮춰 기타주류로 분류돼 기존 레귤러 맥주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해 싼값에 일반 맥주와 유사한 맛을 느낄 수 있어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 발포주 시장도 지난 2017년 4월 하이트진로가 최초로 ‘필라이트’를 선보인 이후 2019년 2월 오비맥주에서 ‘필굿’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됐다. ‘레츠’는 이마트와 이마트24 등 계열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발포주의 주요 판매처인 가정용 시장을 넘어 레귤러 맥주가 대세인 업소용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레츠’가 업소용 시장은 물론 가정용 시장에서도 자리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가격도 경쟁제품인 ‘필라이트’와 ‘필굿’ 대비 200원이 더 비싸고,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을 통한 마케팅도 주류시장에서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소주시장에 진출, 전국 이마트 전국 매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미미한 매출과 시장 점유율 0.2%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지난해 4월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신세계그룹의 소주 시장에서의 실패가 ‘레츠’의 성공을 위한 과정이 돼,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국내 주류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되길 기대해본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