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풍제약 사외이사에 스포츠 기자, 최선일까

안상준 기자
입력일 2022-04-03 13:55 수정일 2022-05-24 22:24 발행일 2022-04-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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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준 산업IT부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신풍제약도 지난달 25일 개최한 주총을 통해 장윤호 현 마이데일리 대표이사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의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원안대로 승인 받았다.

그런데 장윤호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이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제약업계와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는 ‘스포츠 전문 기자’ 출신의 언론인이기 때문이다.

산업계가 언론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경우 산업·경제 분야에 오래 출입하면서 관련 전문성을 쌓았거나 법무법인 등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론인 경력 대부분을 스포츠와 관련해 보낸 장 대표가 글로벌 신약 개발, 개량 신약 및 퍼스트 제네릭 출시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신풍제약의 사외이사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풍제약 측은 장 대표가 언론인으로서 현재 국내 언론사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대외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투자자와 회사 간의 호혜적 관계의 정립 및 유지, 미디어 대응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외이사가 꼭 업계 관계자이거나 전문가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감시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누구나 사외이사가 될 수 있다. 장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고점 대비 80%가량 하락한 주가를 고려해 정말로 투자자와의 관계를 정립하고 싶다면,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안상준 산업IT부 기자 ans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