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실패 전철 밟지 않으려면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22-03-31 15:07 수정일 2022-04-27 14:46 발행일 2022-04-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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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부동산 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세금 폭탄에 놀란 여러 다주택자들은 윤석열 당선인을 뽑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재건축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목동의 한 집주인은 윤 당선인이 돼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수도권은 물론 이재명 후보의 텃밭인 경기도에서 조차 부동산 핵심으로 떠오른 지역에서는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그만큼 부동산 민심은 냉철했다.

대선에서 부동산이 이렇게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영향이었다. 지난 5년간 28번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 규제로 시장 혼란을 부치기며 역대급 집값 폭등과 부동산 거래시장을 마비시킨 결과를 자아냈다.

차기 윤 정부의 최우선 과제도 부동산이 될 듯 싶다.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며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을 내세운 윤 당선인은 그간 부동산 시장의 부작용으로 작용했던 문제점들을 콕 집어 지적하는 등 답답한 속을 조금이라도 뚫어주는 효과를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의지만큼 부동산 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벌써부터 규제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단지는 들끓기 시작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무엇을 해도 불안한 상황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 얘기다. 여론을 의식해 섣불리 움직이면 시장이 더 왜곡될 수 있고, 그렇다고 손놓고 있으면 시장이 더 마비될 것이다. 그만큼 불안정한 상황인 것이다.

시장에선 윤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인수위 한 전문가는 민간의 영역까지 공공이 과도하게 개입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심을 살피며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중장기적 처방을 고민해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채현주 건설부동산부 차장 183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