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쿠팡의 플랫폼 영향력, 중소상인 겨누지 말아야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22-03-27 15:19 수정일 2022-05-10 17:11 발행일 2022-03-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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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경 생활경제부 기자

요즘 자사몰을 키우겠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거대 플랫폼이 시장을 주도하는 시대에 자사몰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의심이 되지만, 최근 논란이 된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 리뷰 조작 의혹을 보면 이해가 간다.

시민단체는 쿠팡이 자사 직원들을 동원해 PB상품에 조직적으로 리뷰를 달았고, 이를 통해 노출 순위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애초에 쿠팡이 만든 PB상품은 쿠팡 플랫폼 내에서 반응이 좋았던 중소기업 상품을 유사하게 베껴 만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리뷰 조작에 대해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됐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쿠팡은 자사 플랫폼의 매출을 올려주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쌓아준 입점사의 등에 칼을 꽂은 격이 된다. 신뢰도 추락은 물론이고, 플랫폼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중소상공인의 밥그릇을 빼앗은 것에 대한 책임도 무겁게 지게 될 것이다.

더욱이 쿠팡은 최근 들어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위한 기획전을 열고, 입점 소상공인의 성공사례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주에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유통 상생 대회에서 상생 우수 기업으로 산자중기위원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쿠팡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적이 있는 활성고객 수는 1800만 명이었다. 한국 전체 인구(5163만 명)의 3분의 1가량이 쿠팡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가 늘어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책임감 있는 플랫폼 운영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것이다. 쿠팡이 거대 플랫폼이라는 체급에 맞는 운영 방식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