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거래절벽에 도미노 비명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22-03-02 14:20 수정일 2022-04-25 15:44 발행일 2022-03-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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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훈식 건설부동산부 차장

사상 최악의 부동산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관련업계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면 서민들의 일감인 연관산업에도 큰 타격을 주게된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107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5772건) 보다 81% 급감한 것으로 역대 최저수준이다. 신고기한이 남아있는 2월 거래량은 293건에 불과하다.

최근엔 전세 거래까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불황이다 보니 이사비용이라도 아끼려는 듯 다들 이사를 가지 않고 기존 집에서 계속 살려고 한다.

거래 가뭄 현상은 지난해 9월 시행된 대출규제로 본격화됐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인위적으로 거래를 누르면서 부동산 연관산업에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공인중개업소들은 고사위기에 놓였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중개사무소 양도 게시판에는 사무실을 내놓는다는 글이 넘쳐난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개업은 1만6806건으로 8년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삿짐 센터도 울상이다. 이사철에 접어들었지만 이삿짐이 보이질 않는다. 영세한 중소이삿짐센터의 경우 휴·폐업하거나 전업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인테리어 업체도 일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전문 인테리어보다는 단순 도배나 장판 설치 위주다. 주택 내장재 제조업 등 관련 산업의 위축도 우려된다. 고용과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큰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에도 직접 타격을 주게 된다.

현재 주택 시장은 사실상 비정상적 시장이다. 집값 안정을 위한 규제 대책도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거래 활성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처참한 성적표를 만회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지금이라도 시장 왜곡을 멈춰야 한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 차장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