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성과급을 주식으로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2-14 14:14 수정일 2022-02-17 09:34 발행일 2022-02-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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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2)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이 스톡그랜드 제도를 도입하면서 임직원 사기 진작에 나섰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보다 더 파격적인 보상 정책을 도입하면서 회사의 성장에 따른 가치를 임직원과 나누겠다는 의도다.

14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올해 20억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스톡그랜드 제도를 도입하고, 매입한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보상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자기주식은 장내 매수를 통해 사들일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스톡그랜드 제도를 도입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다.

우선, 경영성과와 임직원 보상의 연관성을 강화하고, 성장에 따른 가치를 회사와 임직원이 공유하고자 제도를 도입했다. 미래에셋생명 임직원들은 생산성 격려금을 말하는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받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특정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라면 스톡그랜트는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전체 임직원에게 일괄적으로 스톡그랜트를 부여한 곳으로는 네이버가 있다. 네이버는 앞서 7월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톡그랜트를 지급하는 보상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3년 동안 매년 1000만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아울러 대체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새 국제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 등 신제도 도입 상황에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전환우선주를 모두 매입하면서 배당에 대한 부담을 떨쳐냈다. 이에 자본 확보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0원, 약 130억원의 배당을 의결했다. 전년 대비 54.0%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일반 주주들이 받는 배당은 전년과 동일하다. 미래에셋생명은 2020년 결산배당의 경우 보통주 100원, 전환우선주 710원의 차등배당을 실시했다. 그 전년도는 보통주 170원, 전환우선주 710원 규모였다.

이는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재무적 투자자인 특수목적법인(SPC) ‘포트폴리오씨’가 보유하던 전환우선주 전량을 3018억원에 매입했기 때문이다. 전환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주식이다.

미래에셋생명이 매입한 주식은 배당 명목으로 매년 우선배당률 5%(세후)가 보장된 전환우선주다. 이 전환우선주를 매입하면서 매년 고배당을 실시하던 배당에 대한 우려를 떨쳐냈다.

전환우선주 발행자인 미래에셋생명은 전환우선주 투자자와의 계약조건을 지키기 위해 매년 우선주 주주들에 보통주 대비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것도 부담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전환우선주를 매입하면서 연 5% 배당금 명목으로 나가는 150억 원을 아낄 수 있다.

반면 실적 호조로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3분기 연결 기준)은 9000억원대까지 높아진 상태지만, 미래에셋생명의 보통주 배당금이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은 내년부터 새로운 회계제도 IFRS 17이 시행될 경우 자기자본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미래에셋생명의 2021년 3분기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207.4%로 전 분기 대비 2.7%포인트(p) 감소했고, 업계 평균인 261.8%보다 낮아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 권고치는 150%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