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은 웃고 서민은 운다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1-24 14:20 수정일 2022-01-26 17:11 발행일 2022-01-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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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박성민 금융증권부 기자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수신금리 ‘찔끔’-대출금리 ‘쑥쑥’인상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면선 예대차마진의 큰 재미를 보고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기본급 300%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도 그 바탕에는 이자장사의 공적도 클 게다.

올해 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라 연 최고 6%대 주택담보대출, 7%대 신용대출 상품이 곧 현실화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 오를 경우, 가계 이자부담은 12조5000억원이 늘어난다고 추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출자들 불만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하소연이 올라온다. 은행 영업점에는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민원이 쏟아진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취약층의 불만과 하소연을 강 건너 불구경하다가 지난해 말에서야 예대금리차의 과도한 이격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무마에 나섰다. 이전에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에 관해 강제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개별 은행을 하나하나 점검을 한 결과 예대금리차는 축소되고 있는 동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감원이 은행의 예금금리에 이어 대출금리 점검을 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간의 어정쩡한 금융당국의 태도는 은행들의 대출이자 ‘마음대로’인상을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없지 않다.

오죽하면 한 대선후보는 예대금리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하기까지 했을까. 과도한 대출금리인상은 공정하지 않다.

박성민 금융증권부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