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돈 버는 게임?

남궁경 기자
입력일 2021-12-30 14:04 수정일 2022-05-24 16:27 발행일 2021-12-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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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경 산업IT부 기자
남궁경 산업IT부 기자

지난달 18일. 국내에서는 최초 돈 버는 게임(P2E·플레이투언)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 게임에서는 퀘스트 등을 통해 얻은 게임 재화를 코인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로 바꿔 현금화할 수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한 시간에 7~8000원, 많게는 1만원 정도 벌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구글·애플 양대 앱 마켓 인기 앱 1위, 출시 한 달 만에 ‘국내에서 가장 많이 설치된 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사행성 조장의 우려’라는 이유로 해당 게임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현행법상 게임 내 유무형의 재화를 현금화 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사 측은 유명 법률소를 선임해 법정 싸움을 준비 중이지만, 승소 가능성이 높지만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선 P2E게임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과 우려하는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는 의견과 “돈을 벌기 위한 재미는 오히려 게임 산업을 방해하는 일”이라는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최근 기자가 만난 개발자 출신 A씨는 “비슷한 장르 게임들이 쏟아지면, ‘이 게임은 얼마나 벌 수 있나’를 먼저 보고 게임을 선택할거다. 산업이 무너지는건 시간 문제”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는 달리 이미 대체불가능토큰(NFT)를 탑재한 P2E게임은 전 세계 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다만, 그의 말처럼 P2E게임이 게임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는 의문이 든다. 최근 국내외에서 공개된 P2E게임들은 ‘돈벌기’에 최적화된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게임 산업이 무너지지 않고, 게이머도 양질의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돈을 좇는 게임아니라 돈이 ‘덤’이 될 수 있는 게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임은 절대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이용자와 개발사들이 인지해야 할 때다.

남궁경 산업IT부 기자 nk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