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벼랑끝 LCC… 기안기금 문턱 낮춰야

김아영 기자
입력일 2022-01-01 06:00 수정일 2022-06-01 05:29 발행일 2022-01-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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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산업IT부 기자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버티기’ 전략도 한계에 도달한 듯 보인다.

LCC들은 인력 조정을 위해 직원 순환 휴직에 돌입하고, 밀키트와 지역 특산물 판매, 카페 운영 등 이색 마케팅을 펼치며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국내선 초특가 상품을 앞다퉈 내놓는 등 출혈경쟁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적자 폭이 너무 큰 데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상황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LCC들은 정부 지원 없이 당장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 올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영업손실은 각각 3042억원, 2013억원, 1544억원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 다른 LCC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LCC업계는 생존을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항공, 해운 등 기간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취지로 기간산업안정자금을 조성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기안기금 1500억원을 추가 지원받은 바 있다. 문제는 제주항공을 제외한 다른 LCC들은 기안기금의 현실성 없는 조건 탓에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안기금은 근로자 300명 이상,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조건에 해당해야 하며 계열사 지원 금지 조항도 있다. LCC 대부분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태라 기안기금 제도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정부는 기안기금 조성 취지에 맞게 조건 완화를 통한 LCC 지원 확대를 실현해야 한다. 당장 조건 완화가 어렵다면, 기안기금 예외 조항을 활용해서라도 LCC를 지원해야 한다. LCC들은 할 수 있는 노력은 모두 한 상태다. 항공산업의 더욱 빠른 안정화를 위해서 이제는 정부가 행동해야 할 시점이다.

김아영 산업IT부 기자 ay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