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 주택만 바라보는 건설업계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1-12-27 14:32 수정일 2022-01-24 18:24 발행일 2021-12-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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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모습이다. 올해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이미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도 각각 4조213억원, 3조8992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 회복세가 더딘 데다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의 올해 해외공사 수주 금액은 계약액 기준 272억4985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실적(351억2917만달러)은 물론 올해 목표치(300억달러)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수주 건수도 469건으로 지난해 동기(542건) 대비 13% 줄었다.

건설사들은 2010년대 수주한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뒤, 해외사업에 비해 위험 요소가 적고 풍부한 내집마련 수요로 활황인 국내 주택시장으로 대거 돌아섰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건설시장이 막힌 상황에서 올해 전략적으로 주택사업 비중을 높인 건설사도 많았다.

문제는 최근 국내 주택시장의 모습이다. 몇 년 동안 가파르게 오른 집값 피로감에 대출·세금 규제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며 국내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외건설시장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국내 주택시장 경기마저 꺾일 경우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가 바뀌어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주택에 편중돼있는 사업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꾸준히 높아지는 이유다.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