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야 '가족 리스크' 내로남불 멈춰야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1-12-16 13:46 수정일 2022-05-24 16:28 발행일 2021-12-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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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경력’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제1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에게 불거진 의혹인 만큼, 여야의 공방은 어느 사안보다 치열한 분위기다. 이번 쟁점의 화두는 ‘공정’이다. 그러나 이것을 다루는 정치권의 행태는 ‘내로남불’이다.

김 씨는 지난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경력’을 기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의혹을 보도한 YTN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 씨는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사안을 다루는 거대 양당의 태도다. 윤 후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에서 ‘공정’의 가치를 내세우며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는 그가 유력 대선후보로서 지금의 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명분이자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지금 그의 태도는 ‘공정’과 멀어 보인다. 김 씨의 사과 의향 표명에도 여권의 기획공세,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했다는 말을 운운하며 과거 조국 사태 때 더불어민주당의 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놀라울 정도로 과거 조국 사태 당시 자신들의 대응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박찬대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는 분노하고 있는 국민 여론과 청년들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 강사라는 것은 전공, 이런 걸 봐서 공개채용 하는 게 아니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언급하며, 시간강사 자리를 얻기 위해 애쓰는 석·박사급 인재들이 많으며 김 씨가 기회를 뺏었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조 전 장관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 조작 의혹으로 경쟁에서 떨어진 학생들은 그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인가.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거대 양당을 향해 조 전 장관과 김 씨를 비교하며 ‘누가 낫나’는 말싸움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언제까지 국민들은 불공정을 주도하는 세력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거대 양당은 내로남불을 멈추고 ‘공정’을 세우기 바란다.

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shadedo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