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권 인력감축의 후유증은 없나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12-15 13:39 수정일 2021-12-15 16:29 발행일 2021-1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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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박성민 금융증권부 기자

“이번 기회만 노린 직원들도 많아요”

최근 상시 특별 퇴직을 실시한 보험 회사직원이 말했다. 예년보다 후한 희망퇴직 조건을 또 다른 기회로 삼아 퇴직금 보다 몇 배 많은 위로금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기업은 역피라미드형 구조에서 벗어나 젊은 직원들을 전진 배치 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올해는 보험사 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희망퇴직 규모도 상당하다. 노조 측에서 먼저 나서 희망퇴직 적용 규모를 확대하고, 조건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모습도 나온다.

이렇듯 희망 퇴직 풍경이 변화 되는건, 디지털 금융 전환 추세에 맞춰 영업점 통폐합·인력 감축 바람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업무의 비대면화가 가속화 되면서 IT전문직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조건이 좋을 때 챙기자’라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내부 승진 등에 시달리는 것 보다 더 늦기 전에 인생 2막을 찾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의 재정비를 꾀하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반면 희망퇴직 과정에서 내부 조직의 결속력이 약화되고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면 대비책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금융소외계층이 불편함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드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보호 방안이나 대안은 아직 속도가 미진한 수준이다.

금융권의 비대면 강화, 은행권의 편의점과 결합한 혁신 점포, 요일제 이동점포 등 다양한 혁신책을 내놓으나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민 금융증권부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