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킹 공포에 빠진 대한민국

조택영 기자
입력일 2021-12-08 13:42 수정일 2021-12-08 14:29 발행일 2021-1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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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택영 정치경제부 기자

최근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 인터폰처럼 설치돼 사물인터넷(IoT)을 제어하거나 외부 방문자 등을 확인할 때 쓰는 기기인 월패드(wallpad·주택 관리용 단말기)가 해킹됐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탓에 해킹 공포감은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혹시 우리 집 월패드도?’라는 생각으로 월패드 제조사에 연락하거나, 해킹 피해를 막는 방법을 검색하는 시민도 많은 실정이다.사실 보안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인터넷이 연결돼 있고 카메라가 달린 모든 전자기기는 해킹 위험성이 존재해 주기적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야 하며, 카메라를 스티커 등으로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다.한 보안 전문가는 “카메라가 달린 기기는 모두 위험하다는 것이 보안 업계의 정설”이라며 “가급적이면 카메라가 달린 제품을 안 쓰는 것이 좋지만, 만약 카메라가 달려 있다면 가림용 스티커 등을 항상 붙여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아파트 단지가 하나의 인터넷망으로 연결돼 있어 한 가구만 해킹을 당해도 전 가구가 위험에 빠진다는 점이다. 즉 해커가 해킹 한 번으로 전 가구의 월패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거론되는 대안이 있다. 바로 ‘세대간 망분리’다. 집집마다 사이버 경계벽을 세우자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대간 망분리 의무화 조기 시행에 힘을 쓰고 있다.하지만 국민들이 손놓고 기다릴 순 없다. 당장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카메라를 가리고,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하는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방치하거나 시기를 놓치면 지금도 누군가에게 집안을 생중계하는 꼴이 될 수 있다.조택영 정치경제부 기자 ct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