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NFT 광풍 주의보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21-12-01 13:57 수정일 2022-05-24 16:29 발행일 2021-12-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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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김상우 산업IT부 기자

최근 영국의 사전출판사 콜린스는 ‘NFT(대체불가토큰)’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0개 후보가 경합을 벌였지만 올해 들어 NFT 단어 사용량이 1만1000% 증가할 정도로 폭발력이 남달랐다는 설명이다.

실제 NFT 체감지수는 상상초월이다. 1년 전만 해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진 소수에게나 알려진 NFT가 이제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전문용어로 격상했다.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NFT 관련 뉴스가 나온다. 누가 NFT를 만들어서 대박을 쳤다느니, 어느 기업이 NFT에 대단위 투자를 단행했다느니, NFT 검토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등 가히 알라딘의 요술램프와 동격인 모습이다.

물론 NFT의 가치는 명백하다. 희소성 콘텐츠의 디지털화부터 게임 아이템의 가치 부여 등 순기능이 차고 넘쳤다. 그러나 지금의 광풍은 순수한 접근이 맞는지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이가 몇몇 NFT의 고가 매매 사례를 보면서 ‘나도 혹시?’라는 대박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자산의 등장에 호기심을 보이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투기성’이라는 마력이 NFT 광풍의 핵심 이유가 아닐까 싶다.

실제 NFT 최대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에서는 각종 NFT가 난무한다. 언뜻 보기에 조잡한 수준의 NFT지만, 누군가 예술적 가치를 부여해줄 것이라는 신념에 사로잡혀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이러한 속성은 복제 NFT와 NFT 사칭 코인 등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암적인 존재들을 무럭무럭 자라나게 하는 자양분이다.

특히 NFT와 관련한 법적인 장치가 전무하다보니 규제 울타리에 들어가기 전 한몫 챙겨야겠다는 세력이 극성을 부릴 것이다. 2017년 ICO(가상자산 공개)로 한몫 단단히 챙긴 ‘먹튀’ ICO들을 떠올려 봐도 좋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개인투자자들은 현명해야 한다. 욕심이 앞서기보다 판을 깊이 보는 냉정한 수읽기가 더욱 필요한 때다.

김상우 산업IT부 기자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