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작소] BTS “4년째 화양연화… 진심이 모여 오늘의 기적 만들었다”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21-11-29 10:48 수정일 2021-11-29 11:24 발행일 2021-11-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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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뮤직 기자간담회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4년째 화양연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이면에는 아미(ARMY)가 있기에 가능했죠. 그분들의 몸짓과 행동, 목소리 덕분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슈가)

지난 2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회당 약 5만 명 씩 총 20만 아미(BTS 팬클럽)를 만나는 그룹 방탄소년단은 상기된 목소리로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LA’(PERMISSION TO DANCE ON STAGE LA) 첫 공연을 개최한 이들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무사히 첫 공연을 마친 소감과 최근 ‘아메리칸 뮤직어워드’(AMAs)대상 수상 및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미와 만남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기분...새로운 챕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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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뷔(왼쪽)와 지민(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의 LA콘서트는 전 세계 아미들의 LA 점령을 의미한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팬들이 어렵게 구한 티켓을 구해 LA로 날아왔다.   

웃돈을 1000만원 주고 티켓을 구한 아미도 있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수만 명의 팬들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1마일 (1.6㎞) 넘게 줄을 섰다. LA인근 숙소는 만실이 됐고 물가는 껑충 뛰어올라 인근 상인들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공연 첫날에는 일부 암표가 7300달러(873만원)까지 치솟았다.

막내 뷔는 “지난 2년은 당연한 삶이 당연하지 않게 돼서 무척 슬프고 힘들었다”며 “(아미들도)저희의 콘서트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온 것 같다. 아미들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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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RM(사진제공=빅히트뮤직)

지민은 “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니 굉장히 무기력하고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다이너마이트’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을 연달아 발표하며 저희가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며 “오랜만에 팬들이 계신 무대를 보니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온 기분을 느꼈다. 많은 분들이 빨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감회를 털어놓았다.  

리더 RM은 “2년만의 투어 재개는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다. 지난 2년간 우리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MA 대상 진심으로 기뻐, 그래미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어 방탄소년단은 LA콘서트 직전인 지난 22일, 미국 3대 음악시상식 중 하나인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에서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거머쥐었다. 

아울러 24일에는 음악계 최고 권위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2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아쉽게도 본상 격인 ‘제너럴 필드’ 후보에는 지명되지 못했다.

슈가는 “AMAs 대상은 진심으로 기뻤다”며 “마음가짐은 같지만 조금 더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정국은 “저희한테 제일 소중한 게 공연이었는데 그걸 못하게 되니 시상식 무대가 많이 소중해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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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슈가(왼쪽)와 진(사진제공=빅히트뮤직)

‘그래미 어워드’를 향한 도전도 계속된다. 슈가는 “2년 연속 노미네이트는 아직 좀 얼떨떨하다”며 “어릴 때 그래미 어워드 무대를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아직도 노미네이트는 설레고 기대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수상이 쉽지 않겠지만 뛰어넘을 장벽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맏형 진도 “아직 저희가 못 받은 상이 그래미다. 한 번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막내 뷔가 “(나무를)8번 찍으면 (진)형이 40살이다”라고 농을 치자 진은 “40살은 아니고 38살이다”라고 정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BTS성공의 열쇠 50%는 아미, 성공에 기준 두지 않으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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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정국(왼쪽)과 제이홉(사진제공=빅히트뮤직)
단순히 공연을 하는 가수 외에도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 아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다른 대중가수와 궤를 달리 한다.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청년세대의 용기를 북돋으며 코로나19에 맞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들의 메시지는 세계로 뻗어나가 많은 아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겼다.

제이홉은 “사실 한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게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우리는 그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이를 공유해 영광이었을 뿐인데, 이런 메시지 전달 또한 방탄소년단 음악의 힘이자 에너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RM은 “미국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아시아인에게는 많은 장벽이 있다”며 “우리가 만든 음악이 외국에 사는 아시아인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아시아 인종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항상 낼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빅히트뮤직 기자간담회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이지만 방탄소년단은 여전히 차근차근 계단을 밟으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톱스타의 위치에서도 진정성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제이홉은 “성공에 대한 기준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RM은 “성공이 100이면 50%는 아미, 멤버들이 각자 5%씩, 나머지 15%는 소속사 하이브와 레이블 빅히트의 몫”이라며 “성공 트로피가 있다면 내가 차지하는 부분은 굉장히 작은 조각이다. 내가 만든 성공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성공이라는 생각을 통해 겸손을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투어공연을 이어간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