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도 비방 앞세운 후보들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1-11-07 14:16 수정일 2021-11-07 14:33 발행일 2021-11-08 19면
인쇄아이콘
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김주훈 정치경제부 기자

최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되면서, 여야 대진표가 완성됐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의 막은 올랐지만, ‘뽑을 사람이 없다’는 지적과 동시에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는 후보들 입장에선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그러나 벌써부터 비방을 앞세운 공세가 펼쳐지는 것을 보니 고개가 절로 돌아간다.

매 번 대선 정국이 돌아올 때마다 후보 간 비방이 아닌 ‘정책대결’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비전’을 앞세운 후보들의 정책대결은 역대 대선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 역시 정책대결이 실종될 가능성에 우려가 크다.

후보들은 벌써 부터 다자구도에서 조명받기 위해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비방’을 전략으로 선택했고, 날 선 견제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비상식’, ‘포퓰리스트’로 규정하며 편 가르기에 나섰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향해 각각 ‘공작정치’, ‘행정독재’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여야 후보들의 의혹을 부각해 공세에 나서고 있다.

국민들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해 ‘한 표’를 행사하러 나서는 것은, 내가 뽑은 후보가 국정을 잘 이끌어 줄 것이라는 ‘염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이 이러한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해선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정책 비전, 국정운영에 대한 신념을 토대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음에도, 후보들은 상호 비방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에 자중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는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벗고, 정책대결을 선보인 대선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후보들에게 부탁하는 바이다.

김주훈 기자 shadedo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