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시나 '소문난 잔치' 국감

안상준 기자
입력일 2021-10-13 14:14 수정일 2022-05-23 15:28 발행일 2021-10-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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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준 산업IT부 기자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국정감사는 의약품과 관련한 이렇다 할 이슈가 없는 편이었다. 국내 제약사들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위반 사태가 식약처 국감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 등이 증인 명단에서 제외되며 화두로 떠오르진 못했다.

대신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와 조영식 SD바이오센서 대표가 식약처 국감 증인 명단에 포함되며 자연스럽게 임신중절 의약품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식약처 조건부 허가 특혜 의혹 정도가 제약·바이오 업계와 관련한 국감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국감을 하루 앞두고 조영식 SD바이오센서 대표가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급히 그를 증인으로 신청한 복지위 한 위원측에 사실 여부를 묻자 “회사측이 관련 의혹에 대해 소명을 해 조 대표를 증인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복지위 위원의 의혹 제기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의혹을 제기해 증인으로까지 신청했다면, 최소한 그 의혹에 대한 소명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특히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기업인데다, 얼마 전 상장에까지 성공해 지켜보는 눈도 많다.

조 대표가 예정대로 국감에 나왔다면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과 소명을 모든 국민이 들어볼 수 있었겠지만, 증인 신청이 철회되며 그 ‘소명’은 일부만 아는 내용이 됐다. 어떤 절차와 소명으로 증인 출석이 철회됐는지도 알 길이 없다.

다수의 피감기관을 한정된 인원과 시간 안에 감사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의 국감이기에 하나의 이슈를 깊이 다루지 못하는 어려움은 늘 존재한다. 다만, 매년 반복되는 ‘맹탕 국감’을 누가 만들고 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안상준 산업IT부 기자 ans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