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출규제 ‘불안감’, 부동산 시장에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1-10-04 14:12 수정일 2022-05-23 10:29 발행일 2021-10-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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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란 증명사진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부동산은 살아있는 생물(生物)과 같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따라 집값과 가격 변동성이 움직인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통념은 실제 2018년 금융감독원 연구로도 증명된 바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동산 심리가 좋으면 전국의 주택 가격도 심리지수처럼 올라가고, 심리가 나쁘면 주택 가격도 하락했다. 또 부동산 심리가 좋으면 부동산 가격 변동성은 작아지고 반대로 부동산 심리가 나쁘면 변동성이 커졌다. 심리가 집값 등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좋고 나쁜 심리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께부터 본격화한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은 ‘불안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자 젊은 층 사이에서 ‘지금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이로 인해 구입 자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아파트를 사들이는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거세졌다. 시장의 ‘불안감’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모두가 지켜봤다.

이번에는 ‘대출 불안감’이 부동산 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에 이어 집단대출까지 옥죄면서 실수요자들의 불만과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은행 창구부터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갑작스런 대출규제로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들의 원성이 높다. 현재 상황은 주택 공급 부족과 임대차 3법 등 정부의 ‘땜질식 처방’으로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에서 부작용을 나타낸 결과물이지, 국민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경기가 어렵다는 원인을 그대로 둔 채 총량만 묶는 건 부작용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벌써 걱정이다. ‘대출 불안감’은 부동산 시장에 또 어떤 ‘괴물’로 나타날까.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