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끝을 알수 없는 코로나 전쟁… '빚더미 자영업' 초토화 위기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1-08-25 07:00 수정일 2021-08-25 07:00 발행일 2021-08-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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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최근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과 만났다. 정부·여당이 자영업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멀찌감치 바라다보고 있는 사이 야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재빨리 자영업자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권 여론조사 1위인 윤석열 후보가 650만여명에 달하는 노다지 표밭을 지나칠 리 없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0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및 방역 조정안’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식당, 카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단축됐다. 저녁 장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시간대다. 대책본부는 야간 영업시간을 1시간 당김으로써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을 아예 생략했다. 이런 무성의와 무감각은 코로나19 사태가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줄곧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이후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자영업시장이 어떤 모습을 그릴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첫 번째 변화는 시장의 축소다. 1인당 3억3800여 만원에 달하는 대출상환은 5060세대가 이끌어가는 자영업시장을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지난 3월말 기준 831조8000억원이다. 대출받은 사람(차주)은 245만6000명이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를 합친 550만명 중 44.5%가 빚을 내서 점포운영과 가정의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결론이다.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자에겐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지 24시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점에서다. 전쟁이 끝나면 너도 나도 군복을 벗어던질 것이다.

두 번째는 영업방식의 변화다. 배달하지 못하는 업종은 쇠퇴하고,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주력으로 하는 업종은 번성한다. 외식업만 하더라도 과거 치킨, 피자, 중식 등 일부 업종에서 지금은 한식, 일식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오히려 배달 안되는 음식이 극소수다. 배달이 일반화 되면 역세권이나 오피스가 등 일부 상권을 제외하고는 상가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신규 창업자들도 코로나 사태가 언제든 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어서 배달 업종과 창업비 최소화 방안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는 ‘인구의 대류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다. 현재 빚으로 연명하는 245만여명 자영업자들의 향방이 인구 대류현상의 방향키가 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이들이 선택할 대안은 크게 세가지로 예측할 수 있다. 자영업을 지속하면서 빚을 갚아나가는 것, 일시에 빚을 갚고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 일시에 빚을 갚고 귀농귀촌 하는 것 등이다.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찬 공기가 가라앉듯이 수도권과 지방의 대류 현상이 자영업을 촉매로 가시화 될 지 주목된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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