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언제까지 시장(市場)과 싸울 건가

문경란 기자
입력일 2021-07-07 14:26 수정일 2021-07-07 16:38 발행일 2021-07-08 19면
인쇄아이콘
문경란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잇따라 ‘집값 고점’ 경고에 나선 데 이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자산 버블(거품)이 머지않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지난 2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수년간 지속해 온 통화 완화 기조가 바뀌는 부동산시장에 ‘검은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 관료들이 연일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고점에 달했다며 가격 하락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부동산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12.97%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상승률(12.51%)을 뛰어넘었다.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에서는 상반기에만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3채 가운데 1채가 사라졌다.

이처럼 정부의 경고가 먹히지 않고 시장이 오히려 반대로 가는 데는 결국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내놓은 26번의 부동산 대책 실패로 정책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오죽하면 시장에서는 ‘정부 말 반대로만 하면 오히려 돈 번다’는 학습효과가 생겼을 정도다.

부동산 정책 신뢰 저하는 시장에서 불안감을 만들고, 시장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뫼비우스의 띠’처럼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무시한 채 초강수로 일관하는 규제가 아닌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부동산을 사고파는 시장을 전투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이해’와 ‘공감’이 기본이 되는 자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mg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