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엔씨에게 급한 건 'BM 연구' 아닐까

남궁경 기자
입력일 2021-06-13 13:45 수정일 2021-06-13 13:46 발행일 2021-06-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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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경 산업IT부 기자.
남궁경 산업IT부 기자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지난달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올해 12월부터 적용되는 이번 개정안에는 캡슐형·강화형·합성형 등 모든 유료 콘텐츠(아이템 효과·성능)의 확률과 유·무료 요소가 결합된 콘텐츠의 확률을 모두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엔씨소프트는 이 개정안을 경쟁업체보다 먼저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엔씨소프트의 유료 확률형 콘텐츠 확률이 공개된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를 강화할 때의 성공률과 아이템 합성 시 획득하는 콘텐츠의 확률이 모두 공개된다. 엔씨소프트는 늦어도 올해 12월까지 자사가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반영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선택은 게이머들의 칭찬을 받아 마땅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게임 커뮤니티와 구글 플레이 게임 내 리뷰 페이지에서 회사를 지지하는 여론을 찾기 힘들다.

다수의 게이머들은 아이템 획득의 퍼센테이지 보다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수익구조(BM)자체에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출시한 ‘트릭스터M’의 최신 리뷰 대부분은 플레이 리뷰보다 엔씨의 과금 방식을 비난하는 글이 더 많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모바일 게임에서만 1조6784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중 엔씨가 캡슐형·강화형·합성형 등 유료 콘텐츠가 즐비한 ‘리니지 M’과 ‘리니지2M’에서 각각 8287억원, 8496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2조4162억)의 69% 수준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비롯해 ‘아이온2’ 등의 대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최대 기대작인 만큼, 이용자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새로운 BM모델을 갖춘 게임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남궁경 산업IT부 기자  nk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