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에서 새롭게 선보인 신제품이 그 기업에서 팔던 이전 상품의 판매량이나 수익을 잠식하고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콜라 회사가 다이어트콜라 같은 신제품을 내놓았다가 기존 콜라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잠식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온라인게임 회사가 인기작의 후속 게임을 출시했다가 기존 게임의 이용자들을 빼앗겨 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현상을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라고 부른다. 자기잠식 또는 자기시장 잠식을 의미한다. 원래 동족살인을 뜻하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에서 유래된 용어다. 중국에서 만든 저가제품이 시장에 들어와 동일기업의 제품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된 적이 있다.

그렇다고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수도 없어 기업은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자기잠식이 일어나더라도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믿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은 철저히 경쟁관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파괴적 혁신’이 등장한다. 이런 각고의 노력 없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시늉에 그치게 되면 결과적으로 또 다른 파괴적 혁신 기업에 추월당한다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