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용 부회장 사면' 더 미룰 시간이 없다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21-05-16 14:30 수정일 2021-05-31 22:41 발행일 2021-05-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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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증명사진
산업IT부 한장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결단이다. 감정보다는 실리를 따져야 할 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탐대실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까스로 어렵게 살려낸 경기 회복의 불씨를 허망하게 꺼트리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더 그렇다. 문 대통령 본인 스스로도 공식석상에서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수차례 언급해왔다.

틀리지 않는 말이다. 경제는 타이밍이다. 타이밍을 놓치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도 다시 기회를 잡지 못한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를 두고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까지 주요 열강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잘 돌아가던 공장들이 멈춰 서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행정명령으로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 대해 미국의 핵심 공급망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고, 지난달 12일에 이어 오는 20일에 개최하는 글로벌 반도체 대책회의에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소집했다.

대책회의에 소집된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반도체 시장에서의 삼성전자가 미치는 영향을 바이든 행정부도 인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가치와 영향력을 해외에서는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평가절하 하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이끄는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여권 일각이나 일부 시민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고언이 있다. 반도체 업황에 슈퍼사이클이 도래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를 이끌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70% 정도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문 대통령이 타이밍을 놓치는 실기를 범하지 않고 빠른 결단을 내려 경제 재건에 주춧돌을 놓아야 할 시점이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