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지극정성'의 중요성

손현석 명예기자
입력일 2021-05-13 17:05 수정일 2021-05-13 17:06 발행일 2021-05-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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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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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석 명예기자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든다면 그것은 ‘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성은 사람의 마음에 가장 큰 큰 감동을 주는 무기이며, 어떤 난관이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하게 된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든 정성을 다하면 어려운 일도 순조롭게 풀려 좋은 결과를 맺는다는 의미다.

불경에 보면 ‘난타’라는 이름을 가진 ‘가난한 여인의 등불’ 이야기가 나온다. 이 여인은 너무나 가난해 하루하루를 구걸하며 살았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부처님께 등불을 만들어 공양하는 것을 보고 자기도 공양을 하고 싶어 종일 나가서 구걸했지만, 겨우 일전밖에 못 구해 그것으로 기름을 사서 정성껏 작은 등불 하나를 만들어 부처님께 바쳤다.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아오자 아난과 목련존자가 등불들을 치우러 나와보니 모든 등불은 다 꺼졌으나 난타가 드린 그 등불만은 홀로 밝게 타고 있었다. 아난과 목련존자는 날이 밝아 등불을 켜둘 필요가 없어 그것을 끄려고 했으나 아무리 애를 써도 꺼지지 않았다.

부처님이 그 모습을 보고 말씀하셨다. “아난아, 그 등불은 네가 끌 수 없다. 그 등불은 일체중생을 건지려고 큰 마음을 낸 여인이 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의 지극정성이 부처님의 마음을 감동하게 한 것이다.

중용에 ‘지성여신’(至誠如神)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을 직역하면 “정성이 지극한 사람은 신과 같다”는 뜻이다. 즉 “극진한 정성을 기울이는 사람은 마치 신이라도 된 듯이 자기가 정성을 기울인 사물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다”는 의미다.

부모에게 지극정성인 사람은 부모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다. 자식에게 지극정성인 사람은 자식의 장래를 예측할 수 있다. 사업에 지극정성인 경영자들은 회사의 미래를 점칠 수 있고, 국민에게 지극정성인 정치인들은 국민의 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이처럼 정성은 한 집안과 사업, 그리고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한 것이다.

지금 각 정당은 내년 3월에 치를 대통령 선거 승리에 몰두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뛰어난 전략만으로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정성을 다해야 한다. 정성을 다하다 보면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눈에 보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방법도 보인다. 그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제 얼마 후면 사월초파일이 된다. 이때가 되면 크고 작은 사찰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온갖 화려한 연등을 장식하고, 거리마다 수많은 연등을 내걸 것이다. 이번에 걸리는 연등 하나 하나마다 난타라는 여인의 연등처럼 지극한 정성이 가득 담긴 연등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코로나 19처럼 세상 곳곳에 널려있는 난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또한 우리 모두도 정성이 담긴 마음의 연을 내걸어놓고 지금 우리에게 닥친 난관들이 모두 해결되기를 간절히 염원해 보도록 하자.

손현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