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체제' 농심, 글로벌 경영 본격화 전망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21-03-29 16:16 수정일 2021-05-11 08:28 발행일 2021-03-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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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사실상 2세경영
농심홀딩스 지분 43% 보유
신동원 농심
신동원 농심 부회장. (사진제공=농심)

농심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이 지난 27일 별세하면서 차기 회장에 현재 농심의 대표이사인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오를 전망이다. 앞서 신춘호 회장이 일찌감치 후계 구도를 확정해 승계 작업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원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000년 부회장으로 승진, 사실상 농심의 경영을 맡아왔다. 농심홀딩스의 최대 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분 42.92%를 가지고 있다. 동생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가져 격차가 크며, 막내 동생 신동인 메가마트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1.6%, 두 딸의 지분율도 2% 안팎에 그친다.

다만 신춘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신춘호 회장은 농심과 율촌화학 지분 각각 35만주(5.75%), 334만7890주(13.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신동윤 부회장이 신춘호 회장의 율촌화학 지분(13.5%)을 넘겨받고,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율촌화학 지분(31.94%)과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춘호 회장, 마지막까지 ‘글로벌 경쟁력’ 당부

신춘호 회장은 임직원에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당부했다. 농심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마지막 업무지시로 50여년간 강조해온 품질의 중요성을 되짚으면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인기 덕분에 전체 매출의 약 40%인 1조1000억원을 해외에서 기록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동원 부회장은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농심은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6398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6%, 103.4% 성장했다.

농심의 올해 해외 매출 목표는 전년보다 15% 이상 높여 잡았다. 올해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제2공장과 중국 청도 신공장 설립을 올해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 2공장 건설은 미국 현지서 인기인 ‘신라면블랙’의 현지 매출 확대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원 부회장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라면 제품인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과 새우깡, 감자깡 등의 뒤를 이을 스테디셀러 제품 발굴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지난해 영화 ‘기생충’의 효과로 농심의 미국과 중국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26.5%, 28.2% 증가하면서 K-푸드에 대한 전 세계 집중도가 높아졌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해외를 겨냥한 차세대 K푸드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