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호텔리어의 미소가 그립다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1-03-14 14:06 수정일 2021-03-17 23:59 발행일 2021-03-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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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길모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지나간다. 이 고통은 분명히 끝이 난다. 내 자신을 달래며 하루하루 버티며 꿈꾼다. 이 이별의 끝을….”

최근에 만난 한 호텔리어가 매일 같이 흥얼거린다는 노래 가사다. 이 노래는 2010년 발표된 가수 김범수의 7집 수록곡인 ‘지나간다’다.

코로나19 확산 전후가 가장 극과 극인 분야가 바로 여행·호텔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하늘 길이 막히면서 외국인 비즈니스 및 관광객 수요가 줄며, 자연스레 여행사와 호텔을 찾는 발길을 뚝 끊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시장이 회복될 전망이 암울하다는 점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지난해에 대해 ‘관광 역사상 최악의 해’라고 평가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여행·호텔업계 손실 규모는 1조3000억달러(약 145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을 기록한 2009년 당시 손실의 11배 이상이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호텔신라가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호텔롯데, 신세계조선호텔, 한화 더플라자 등의 대기업 계열 호텔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호텔업계 경영난 위기는 올해 들어 더욱 심해져 강남 최초의 5성급 호텔로 알려진 쉐라톤 팔래스호텔, 버닝썬으로 유명해진 ‘르메르디앙호텔’ 등이 영업을 종료했다.

이런 상황 속 호텔업계는 생존을 위해 반값, 1+1 프로모션에 이어 대실 상품까지 선보였지만, ‘코로나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은 버티는 것이 급선무다. 내년 이맘때에는 여행·호텔리어들의 친절한 미소를 현장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