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Z세대 홀린 핫플레이스 ‘더 현대 서울’ 명과 암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1-03-03 14:04 수정일 2021-03-03 14:07 발행일 2021-03-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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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양길모 기자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도심 속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앞세운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오픈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파격과 혁신인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으로 오픈 전부터 ‘핫플레이스’로 기대감이 높았던 ‘더현대 서울’은 명성에 걸맞게 오픈 첫 주말과 공휴일인 3월1일까지 약 100만명 이상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은 ‘여의도 공원이 백화점 안으로 들어온 것 같다’, ‘전시회장 같은 공간 구성이 너무 이쁘다’ 등 연신 감탄사와 함께 사진 찍기에 바빴고,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더현대 서울’의 해시태크(#)를 단 게시물이 1만7000여개 이상 게시되며 코로나19 장기화속에서도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인 데뷔 이면에는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최고 수준의 방역시스템을 도입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지만,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거리두기는 물론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무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방역수칙은 입장시 발열체크, 명부작성, 마스크 착용 등의 원칙만 있고, 인원 제한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이를 제재할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 마트나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시식은 금지되고 있으나 복합쇼핑몰의 경우 정확한 규정이 없고, 마스크 미착용도 현장 적발이 원칙이기 때문에 사실상 수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는 방역대책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과 서울시에는 뒤늦게 전문가와 관련 단체와 개편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조속히 시설별 방역지침이 논의돼 그동안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양길모 생활경제부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