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칼 대 칼' 바이든시대 미중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0-12-14 14:07 수정일 2020-12-14 14:08 발행일 2020-12-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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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국제부 차장

지난 2019년 12월 15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한 지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미국은 민주당 조 바이든이라는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4년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중 관계는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지만, 바이든 시대에도 상황이 낙관적으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대표적인 이유는 중국의 ‘소리장도’(笑裏藏刀·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를 미국이 간파했다는 데 있다.

중국의 도전이 경제만 갖겠다는 게 아니라 외교 및 군사력 등 전방위 패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미국이 명확히 인식한 것이다.

일례로 중국은 현재 전투함이 미국보다 많아졌다. 지난 15년간 해군력을 전속력으로 강화해 온 결과다.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과 펼쳐야 할 힘(군사력)의 대결에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중국을 겨냥해 미국이 칼을 가는 소리도 점점 노골화되어 가고 있다.

바이든이 미국의 무역협상 사령탑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내정한 대만계 미국인 캐서린 타이(45)라는 인물은 중국에 대해 공격적 조치를 주문했던 강경파다. 중국은 대만과 양안관계(兩岸關係)로 대립하고 있는데 USTR 수장이 될 인물이 대만계인 것이다. 5G 경쟁에서 중국에 밀리자 대표선수 화웨이의 목을 죄었던 미국은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신기술 6G로 무대를 옮겨 중국의 씨를 말리려 하고 있다. 미국의 칼 가는 소리가 이처럼 거칠어지고 있으니 미·중과 이중 삼중으로 얽히고 설킨 한국이 태평할 수 있을까.

막연한 바이든 낙관론에 취하기 앞서 냉엄한 현실을 주시하며 그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수환 국제부 차장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