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의도 증권사는 물론 유관기관까지 덮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으면서 여의도 증권가도 관리 대책에 나섰다.
4일 금융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은 리스크 예방 차원에서 분산 근무를 위한 대체업무공간을 구축했고 유관기관들 역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비상 대응 체제를 운영키로 했다. 수출입은행 직원과 파크원 공사 직원 등의 여의도 내 연이은 확진 소식에 긴장감이 커진 것이다.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여의도 일대에 집중돼 있어 더욱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수출입은행 확진자 동선에 여의도 IFC몰이 포함되면서 바이러스 확산 공포감은 더 커졌다.
이에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비상대응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은 비상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하며 자금, 결제, 트레이딩, IT 관련 부서 인력을 150여명 규모로 이원화했다. KB증권은 예방대책, 감염대응, 방역지원, 비상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IT, 결제, 자금 등 핵심 부서 인력들은 분산 근무하고 있다. 또 피해발생 영업점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체영업체계를 가동하는 등 지속 가능한 고객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비상 시 부서 내 핵심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최소 인력 산출 및 대체업무공간(안전지대 및 대체근무지) 투입 순서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도 신종코로나 대응을 위해 비상오피스 체제를 가동한 상태다.
업계는 코로나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직원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날마다 체크하고 있고 사무실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유관기관들도 비상대응반을 운영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주 열리던 업권별 회원사 사장단 회의를 당분간 열지 않기로 했고, 협회 건물 3층 불스홀과 강의실,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 시설 대관을 모두 중단키로 했다. 또 부서장의 승인에 따라 직원들은 원격 및 자택 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4월 8일 개최 예정이던 ‘제38차 아시아오세아니아증권거래소연맹(AOSEF) 총회’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기존 대응 체제를 보완한 비상 시스템 체제로 돌입했다. 예탁결제원은 핵심 업무인력 분산은 물론 일산센터와 부산증권박물관 등에 대체 사업장을 마련했다. 코스콤 역시 코로나 대응 매뉴얼을 강화하고 업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존 일정의 차질이나 증권사 수익구조 악영향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증권업계 수익구조에서 IB 비중이 커지면서 더 큰 손실이 전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딜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외부 일정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 IB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확산을 방지해 이원화 형태나 재택 근무를 권장하는 상황이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일할 수 없어 업계에서는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가 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