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정부 투자·반도체株 호황… 펀드업계 부는 ‘소부장 열풍’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20-01-15 15:30 수정일 2020-03-17 20:48 발행일 2020-01-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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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점을 방문해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출시한 공모펀드 ‘골든브릿지레인보우 중소성장기업 증권 투자신탁’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업계에 ‘소부장펀드’ 열풍이 불고 있다. 이 펀드란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지난해 8월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정부가 관련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 특례상장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업계는 관련상품을 계속 출시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자산운용·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투자재간접 방식의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나재철 금투협회장도 이날 ‘골든브릿지레인보우 중소성장기업증권 투자신탁’에 가입했다.

사모투자재간접 펀드는 지난해 10월 협회가 제안한 상품이다. 공모펀드 운용사는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3곳으로, 각 공모펀드는 8개 위탁운용사가 각각 운용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자산으로 편입한다.

각 사모펀드는 소부장 기업(상장·비상장 포함)의 주식 및 메자닌 등에 펀드재산의 50% 이상을 분산 투자할 예정이다. 손실이 발생하면 사모운용사와 한국성장금융이 사모펀드별로 약 32.4%의 손실(제비용포함)을 우선 부담하게 되는 구조로 설계돼, 후순위로 참여하는 공모펀드 투자자는 개별 사모펀드 기준 약 30%의 손실이 발생할 때까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다.

펀드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한국성장금융 300억원을 제외하면 일반 공모 자금은 700억원 규모다. 환금성 보장을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 설정 후 48개월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펀드라는 점을 감안해 90일 이내에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금투업계는 소부장 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지원과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당분간 관련 펀드 출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지난 12월 소부장 관련 산업에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NH아문디자산운용이 ‘NH아문디필승코리아펀드’(이하 필승코리아펀드)를 출시하면서 소부장 펀드는 처음 알려졌다. 애국 마케팅으로 입소문이 났고 문재인 대통령도 가입하면서 대통령 펀드로도 인기를 끌었다. 필승코리아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3일 기준 916억원으로 지난해 8월 16일 설정 이후 수익률은 20.61%에 달한다.

설정 당시만 해도 비싼 소부장 종목 가격으로 소부장 비율은 20%에 불과했지만 조금씩 비중을 늘려 현재는 50% 내외의 비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승코리아 수익률은 연초 이후 3.1%, 1개월 수익률은 9.35%, 3개월 수익률은 15.86%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산업은행도 소부장 산업을 지원하는 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2000억원 이상의 블라인드 펀드와 2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 펀드로 나눠 조성한 뒤 운용사들을 선정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금을 잃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필승코리아펀드의 경우 ‘위험등급 2등급’으로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부장 관련 펀드나 투자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