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주의보③] 성장통 사모펀드…“규제 강화 능사 아냐”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0-15 16:10 수정일 2019-10-15 16:13 발행일 2019-10-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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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

대규모 원금손실을 본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와 ‘조국 사모펀드 논란’에 이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등 잇달아 사모펀드 관련 악재가 터지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잇단 악재로 사모시장 등 자산운용업 전반에 부정적인 인식이 퍼질까 우려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395조원 규모다. 2015년 10월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운용사의 진입요건을 완화시키는 등 대대적인 규제 개혁에 나섰고 이는 사모펀드의 급격한 성장을 불러왔다. 2015년 10월 말 기준 사모펀드 운용액은 197조원 규모로 4년 새 2배나 넘게 늘었다.

하지만 최근 DLF의 원금손실 사태나 라임의 환매중단 문제로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규제 강화 방안 검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DLF 불완전판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악재가 반복되고 있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더 들여다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사모펀드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질문 받는 은성수 금융위원장<YONHAP NO-2887>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자본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 역시 사모펀드가 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은 반박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없었다면 전세계 유니콘 기업도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도 이런 선순환을 위해 사모펀드가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사모펀드가 갖는 긍정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DLF나 라임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에 결코 좋은 측면이 없다는 주장이다.

자산운용업계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자유로운 사모펀드 투자 환경을 만들어주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사모펀드 손실에 대해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몇가지 사모펀드 관련 부정적 이슈로 인해 사모펀드 자체를 규정한다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밝혔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