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고개 숙인 라임자산운용 “이유 불문하고 사죄…투자자 피해 최소화”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10-14 17:24 수정일 2019-10-14 17:24 발행일 2019-10-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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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이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설명회를 열고 최근 발생한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투자금을 원래 계획대로 돌려드리지 못한 점, 판매사와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를 저하한 점 등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사태를 최대한 빨리 수습하기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언론·투자자 등과 소통도 강화해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알리고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된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과 라임 상품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완전히 다른 종류다. (라임 펀드의) 손실이 확정된 걸로 여기지는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 1·2차 펀드 이어 무역금융펀드까지 환매 연기

라임은 지난 1일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3개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274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8일 대체투자 펀드인 ‘플루토 FI D-1호’(사모채권형 펀드)와 ‘테티스 2호’(메자닌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된 펀드들의 환매 중단을 추가로 선언했다. 총 55개 펀드의 6030억원 규모다.

또 이날 라임은 2436억원 수준의 ‘플루토TF 1호(무역금융 펀드)’에 대해서 판매사에 추가 환매 중지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확정된 환매 연기 금액은 8466억원에 이른다. 원 대표는 “향후 추가 환매 지연 가능성이 있어 환매연기금액 범위는 최소 1조1593억원에서 최대 1조336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임은 평균적으로 1년에서 1년6개월 안에 상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무역금융펀드가 가장 장기간 자금이 묶일 전망이다. 전체 규모 2436억원의 60%는 2년8개월 뒤 회수 예정이며 나머지 상환 기간에 대해서는 최대 4년8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라임자산운용
(사진=라임자산운용)

◇ 라임이 밝힌 환매 연기 사유

라임은 7월부터 어려워진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환매 연기 원인으로 꼽았다.

이종필 부사장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유동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사모펀드의 부정적인 이슈와 다른 운용사의 해외 부동산 이슈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특히 메자닌펀드(CB·BW)의 경우 옵션을 행하는 것보다는 환매 중단을 통해 손실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라임의 이번 환매 중단이 국내 펀드 업계 전체를 뒤흔들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체 600조원에 이르는 국내 펀드 시장 규모에 비하면 라임의 투자 환매 지연 규모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라임의 기존 고객은 물론 다른 일반 투자자들까지도 사모펀드 시장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을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그간 쌓아온 라임의 명성과 신뢰가 크게 무너졌다는 점도 치명적인 부분이다.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한 라임자산운용은 2015년 전문 사모운용사로 전환해 7년 만에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로 성장했다. 원종준 대표와 이종필 부사장 등 임직원이 100% 주주로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현재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액은 4조8000억원으로 지난 6월 말 이후 3개월 새 운용액이 8000억원 가량 줄었다.

지난 7월부터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수익률 돌려막기, 파킹 거래 의혹과 금융감독원의 조사 역시 투심 악화에 한몫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도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악재가 연속적으로 발생될 경우 판매사에서 투자자들에게 더 이상 관련 상품을 권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박힌 상품을 판매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