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악재에 국내 증시 털썩

홍예신 기자
입력일 2019-08-26 16:58 수정일 2019-08-26 16:59 발행일 2019-08-27 3면
인쇄아이콘
코스피, 미중 무역전쟁 한파에 하락출발<YONHAP NO-1976>
미중 무역전쟁의 한파 등으로 코스피, 코스닥이 하락 출발한 26일 서울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관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연합)

국내 증시가 또다시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는 1910선도 위태로워졌고 코스닥지수도 600선이 무너졌다.

지난 23일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 발표했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관세 인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다시 글로벌 증시가 출렁였다.

그뿐만 아니라 잭슨홀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완화 여부에 대해 시장에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통화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무너뜨린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이때문에 23일(현지시간) 미국 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9%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같은 날 3% 떨어졌고 다우존스 산업지수 역시 2.37% 하락했다. 프랑스와 독일 대표지수는 물론이고 유로스톡스 지수도 1% 넘게 하락했다.

◇ 코스피 1910선 후퇴·코스닥 600 붕괴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915.11에 하락 출발했으며 전 거래일보다 31.99포인트 하락한 1916.31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10포인트(4.29%) 내린 582.88로 마감했다. 한국을 비롯 아시아권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49.87포인트(2.17%) 내린 20261.04에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며 매수·매도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한국 증시는 대내외 악재는 물론 기존 우리 기업들의 실적까지 많이 약해져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갈등 등 대내외 악조건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현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도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당장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는 것도 악재지만 지금 상황에선 바닥권 예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시장 안정제도나 기업 지원책 마련 등 투자자들의 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모멘텀이 절실하다”라고 덧붙였다.

◇ 환율 한때 1220원 돌파

대내외 금융 불안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2원 오른 1217.8원으로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주 환율은 미·중 무역 긴장의 지속과 위안화 환율 상승과 오는 30일 금통위에서의 한국은행 태도에 달렸다”고 밝혔다.

정부는 경계감을 드러내며 개입 의지를 밝혔다.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대외 상황 등에 과도하고 지나친 불안 심리를 가지기보다 글로벌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현 상황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안전자산’ 금 오르고 유가 내리고

출렁이는 증시 탓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날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 거래일보다 3.13% 상승한 6만670원에 거래됐다. 금 연계자산도 강세를 보였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증권(ETN)인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7.01%),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6.39%), 신한 금 선물 ETN(3.25%) 등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경기 하락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유 연계 금융상품은 약세를 나타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