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본격적인 휴가철, 마음 채울 '책' 다섯!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9-07-31 07:00 수정일 2019-07-31 10:49 발행일 2019-07-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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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예스24의 출판MD와 위즈덤 하우스가 추린 '휴가지에서 읽을만한 책'
베스트셀러부터 시, 소설,인문학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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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다. 해외와 국내여행등 피서객들이 몰리는 요즘, 출판계에서도 발 빠르게 읽을 책을 테마로 묶어 선보이고 있다. 놀기도 바쁜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딨냐고 되묻는다면 당신은 문화 난민일 가능성이 높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제하고 한국인이 책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시기는 의외로 바캉스 기간이다. 출판계의 양대산맥인 예스24와 위즈덤 하우스의 추천을 받아 휴가의 묘미를 더해줄 책을 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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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바캉스에디션] 김영하 저 | 1만3500원.(사진제공=문학동네),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개와 함께한 시간에 대하여 - 댕댕이 시집] 강지혜, 김상혁, 김소형, 남지은, 민구 저 외 15명|1만3800원. (사진제공=아침달)

[산문집] 김영하 ‘여행의 이유’

지난 4월 출간된 이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에디션으로 갈아입었다. 인간이 왜 여행을 떠나는가에 대한 가장 흡입력 있는 내용들이다. 김영하 작가는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담아냈다.

구절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해 흡사 한권의 철학책을 단숨에 독파한 느낌이다. 가볍게 떠난 중국여행에서 국내 입국을 거부당한 일, 일상과 가족에서 생기는 피로도에서 도망치듯 떠난 여행 등 누구나 겪지 못하거나 공감할 내용이 인상적이다.

[시] 강지혜, 박준, 임솔아외 15명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

애완이 아니다. 반려동물이다. 반려견 인구 1000만을 넘어선 오늘날 가장 시의적절하면서도 감동 가득한 책이다. 일명 댕댕이 시집이라고 불리는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는 개와 함께한 시간이 담겨있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스무 명의 시인이 쓴 40편의 시와 20편의 짧은 산문이 한권의 책으로 엮였다. 아울러 시인과 반려견이 같이 찍은 사진도 함께 실려 뭉클함을 더한다. 

남지은 시인은 “개와 함께한다는 것은 나 아닌 한 생을 돌보는 것. 태어남부터 사라짐까지 한 존재의 반짝임이 나에게 스며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하 시인은 책을 통해 “개와 함께한 이후 나는 개의 시인이 되었다. 덕분에 세상을 보는 창이 밝은색 필터를 씌운 것처럼 환해졌다”고 고백한다.

이쯤되면 개는 인간의 가장 오랜 친구이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종(異種)의 혈육’이며 어린 인간에게 사랑과 이별을 최초로 가르쳐준 ‘첫 스승’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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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 유시민 저 | 1만6500원. (사진제공=생각의길)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저|1만 4800원. (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
[인문]유시민 ‘유럽 도시 기행 1’

예스24의 손민규 MD는 이 책의 추천이유에 대해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 봐둬야 할 책”이라며 “유럽을 대표하는 네 도시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의 건축과 공간에서 유시민이 읽어낸 의미를 사진과 함께 실었다”고 밝혔다. 정치가였고 방송인, 작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여행을 시작했다.

‘유럽 도시 기행 1’은 아테네와 로마, 이스탄불, 파리 네 도시의 이야기다. 굳이 이 장소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읽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각 도시의 건축물과 거리, 광장, 박물관과 예술품에 깃든 시간들은 달변가인 저자의 손끝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에세이]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최근 들어 가장 ‘핫’한 인물을 꼽자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아베 일본 총리도 아닌 바로 이 할머니다.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늙어감을 가슴 아파한 손녀가 퇴직 후 함께 여행을 떠난 게 시초였다. 지친 일상을 이어가던 박막례 할머니는 여행을 통해 생기를 되찾았고 기념 삼아 찍어 올린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기적은 시작됐다.

휴가지책추천3
아가미 (양장개정판) |구병모 저 |1만 3000원. (사진제공=위즈덤하우스)

‘코리아 그랜마’(Korea Grandma)라는 채널 속 박막례 할머니는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과거를 껴안고 경험과 연륜에서 기인한 일침을 가하기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 푸드? 살 빼려면 (쳐)먹지를 말라”는 식이다. 손녀 김유라가 책을 쓰기까지 숨겨진 일상을 공개한 점도 가독성을 더한다.

[소설] 구병모 ‘아가미’

현대인의 잔혹동화를 그린 수많은 작가 중 구병모만의 체취가 있다.

그의 신작 ‘아가미’는 죽음의 문턱에서 아가미를 갖게 된 소년의 슬픈 운명을 그려낸다.

잇따른 불행으로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아버지는 아들을 품에 안은 채 호수로 몸을 던지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아이에겐 아가미가 생겼다.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아이는 호숫가에서 살고 있는 노인과 그의 손자 강하에게 곤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여행을 떠나 또 다른 세계에 들어간 느낌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