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지금 서점가는 세대 갈등 공부 중…밀레니얼 세대와 공존하는 어른들을 위한 조언서 열풍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9-04-24 07:00 수정일 2019-04-24 07:50 발행일 2019-04-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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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9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 사회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라
간단명료 유희를 즐기고 정직함 추구하는 세대, 경직된 기업문화 변화해야
‘꼰대 아재’들은 서반트 리더십과 끊임없는 배움 추구로 젊은 세대와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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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1990년생이 사회에 진입했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일컫는 2000년생은 20대 문턱을 밟았다. 88 서울올림픽의 영화와 TV 외화시리즈 ‘맥가이버’에 대한 향수, 문화대통령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추억이 없는 세대가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반면 70년대 고도성장을 거쳐 민주화 운동에 이바지한 386세대, 90년대 황금문화와 IMF라는 불운을 동시에 누린 ‘신인류’ X세대는 이제 사무실의 ‘꼰대’로 물러나는 분위기다. 같은 한국어로 얘기하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이들,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꼰대아재’들의 발길이 서점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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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 임홍택 지음 |웨일북|1만 4000원 |사진제공=웨일북

지난해 11월 발간된 ‘90년생이 온다’는 요즘 ‘꼰대 아재’들의 필독서로 꼽힌다. 발간된 지 5개월이 넘었지만 꾸준히 베스트셀러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기업에서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맡았던 저자는 이 책에서 90년대생의 특징을 세 가지로 분석한다. 

간단명료하고 유희를 즐기며 사회 각 분야에 정직함을 요구한다. 일상생활에서 줄임말을 즐기고 박준형의 ‘와썹맨’ 같은 병맛유머를 즐긴다. 

80년대생 이전 세대가 ‘삶의 목적’을 추구했다면 90년대생은 ‘삶의 유희’를 추구한다. 숙명여고 쌍둥이 사태 같은 학생부 종합전형에 분노하며 대기업의 면접체계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그나마 공정한 채용방식을 추구하는 공무원 시험에 몰린다. 

저자가 만난 많은 90년대생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일터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으려 하면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인정욕구를 충족한다.

하지만 회사가 자신을 평생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회사에 헌신하기보다 스스로에게 투자한다. 기업보다 공무원을 선호하고 창업을 꿈꾼다. 흔히 말하는 좋은 직장에 다녀도 이직과 퇴사를 가슴에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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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 | 이은형 지음 |앳워크|1만 4000원 |사진제공=앳워크

저자는 90년생과 함께 일하려면 우리나라의 경직된 노동환경이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90년생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정직하면서도 유머를 추구하는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관찰조사를 통해 트렌드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1월 발간된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도 ‘90년생이 온다’와 궤를 같이 한다. 이 책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9가지로 분석한다. 

이들은 선택의 자유를 중시하고 취향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진정성을 중시하고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소유보다 공유를 좋아하고 성장을 중시해 학습에도 열심이다. 속도와 혁신을 자연스럽게 여기며 공유가치를 우선시 한다. 그래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춘 글로벌 인재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9가지 특징을 지닌 밀레니얼 세대와 어떻게 함께 일하냐에 따라 조직의 미래가 바뀔 것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 책을 아예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어른들을 위한 조언서라고 규정한다. 

9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해야 하는 아재들을 위한 책도 마련됐다. 야마구치 슈의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은 한때 천하를 호령했지만 이제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586세대와 X세대가 재도약을 통해 90년대생과 공존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다. 저자는 아저씨의 특징으로 오래된 가치관에 빠져 새로운 가치관을 거부하고 과거의 성공에 집착해 기득권이득을 놓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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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 ’ |야마구치 슈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1만 5000원 |사진제공=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또한 계층 서열에 대한 의식이 강해 높은 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랫사람을 우습게 여기고 낯선 사람과 이질적인 문화에 배타적이다. 

이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면 잘 먹고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존재했던 시대, 사회적응을 거친 마지막 세대다. 

아재들의 윗세대는 정년이 보장됐지만 요즘 아재들은 그렇지도 않다. 

100세 시대지만 장년과 노년이 보장되지 않는 세대, 사무실에서는 ‘꼰대’ 취급 받는 아저씨들은 이대로 물러나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아저씨가 빛나지 않는 사회는 좋아질 수 없다”며 아저씨들을 응원한다.

저자는 아저씨들이 자신이 가진 인맥, 자본, 지식, 경험을 이용해 다른 이들을 후원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활용하면 젊은 세대와 공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배움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며 새로운 공부를 제안한다.

무엇보다 지금의 젊은 세대도 언젠가는 ‘아재’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책은 지금의 아재와 미래의 아재들이 현명하게 사회에서 진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