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코딱지 코지의 세 번째 이야기 '첫눈을 기다리는 코딱지 코지'

김세희 기자
입력일 2019-01-11 14:46 수정일 2019-01-11 14:55 발행일 2019-01-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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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허정윤 작가의 '첫눈을 기다리는 코딱지 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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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첫눈을 기다리는 코딱지 코지’(허정윤 지음/주니어RHK).

‘첫눈’은 누구에게나 마음 설레는 단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은 아이들에게 선물과도 같다. 하지만 여기 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가 있다. 바로 ‘코딱지 코지’다. 코딱지이니 당연히 콧구멍 속에서 살았고 그래서 눈을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코지가 콧구멍 밖으로 나와 맞는 첫 번째 겨울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 겨울날, 코지는 할머니 코딱지에게 눈 이야기를 듣는다. 눈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코지에게 눈이 내린 세상은 상상만 해도 멋졌다. 물론 상상 속 눈은 우리가 아는 실제 눈과는 사뭇 다르다. 코지의 상상 속에서는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눈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다. 이후 코지는 휴지, 우유, 소금 등을 보고 눈인 줄 알았다가 실망하기를 반복한다. 기다림에 지친 코지는 간절히 소원을 빈다. 첫눈이 오게 해 달라고. 마침내 코지는 ‘진짜’ 눈을 만난다. 눈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첫눈이 내렸을 때의 설렘과 기쁨을 고스란히 담은 그림책이다.

‘코딱지 코지’와 ‘콧구멍을 탈출한 코딱지 코지’로 해외에 판권이 수출되는등 많은 어린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허정윤 작가는 이번에도 클레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첫눈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코지의 캐릭터를 빚어냈다. 흘러내리는 우유의 디테일한 질감 표현이나 환상적인 분위기로 구현한 눈 내리는 장면은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애니메이션처럼 생동감이 느껴지는 캐릭터들의 표정과 장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여전히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코지가 눈인 줄 알고 착각하는 장면들을 반복적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이는 웃음 포인트인 동시에 눈과 사물들 사이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책을 다 읽고 난 후 아이와 함께 만약 나라면 눈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코지에게 ‘눈’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아이들의 분석력과 관찰력, 사고력을 키워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코지가 어떤 모험을 떠날까. 다음 이야기가 더 기다려진다.

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