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승인받은 한국지엠 ‘법인분리’ 무사통과…“노조, 총파업 대응 예고”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18-12-18 16:25 수정일 2018-12-18 16:26 발행일 2018-12-19 3면
인쇄아이콘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연이어 개최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법인분리 안건에 대해 가처분 신청 취하를 결정하고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내린 조치다.

18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날 오전 산은 측 이사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와 주총을 잇따라 열었다. 법원의 주총 무효 가처분 판결로 한 차례 부결된 바 있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 안건은 이날 산은 측의 법인분리 승인으로 무사 통과됐다. 주총 일정과 장소 등을 비밀리에 부쳐 노조의 저항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측은 한국지엠이 제출한 R&D 법인 사업계획서에 대한 전문용역기관의 검토 결과에 따라 ‘찬성’ 의견을 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약속한 후속 출자금 4045억원도 오는 26일 집행 완료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배리 엥글 GM 해외부문 사장이 방한해 이 회장과 두 차례 면담했다. 당시 방한에서는 홍영표 민주당 대표도 만났다.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 법인의 이름은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본사 소속이며, 신형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개발 등을 맡는다. 직원 수는 기존 한국지엠에서 빠져나온 3000여명이다.

한국지엠 노조
한국지엠 노조가 지난 9월 20일 서울 김앤장 법률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엠 법인분리 규탄’을 알리는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지엠 노조)

이번 조치에 따라 향후 정부와 정치권, 산업은행, 한국지엠 측은 지난 17일 잠정 연기된 ‘한국지엠 법인분리 당정협의회’를 이르면 이주 내로 개최할 계획이다. 반면 당초 협의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노조 측은 법인분리에 반발해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는 이미 정부와 정치권, 산은 측이 ‘밀실협상’을 벌여 법인분리에 대한 합의를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리 바라 GEO는 물론 배리 엥글 사장, 한국지엠 등은 노조와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지엠과 산업은행이 노조를 제외한 채 그들만의 법인분리 합의를 했다”며 “산은은 자기들만 볼 수 있는 법인분리 계획서가 타당하다고 판단, 이미 한국지엠 법인분리를 허가해 놓고 이후에 정치권과 정부에 ‘당정협의회’라는 절차적 시늉만 남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예고한대로 쟁의대책위 등을 열어 총파업 등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인분리와 관련해서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등의 조치가 아닌 노사 화해를 권고해 합법적 파업권이 없는 만큼 불법 파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를 전망이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