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사태…의사들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처방할 것"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8-27 09:06 수정일 2018-08-27 09:24 발행일 2018-08-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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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사) 전용 지식·정보공유서비스인 ‘인터엠디’가 고혈압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260명을 대상으로 ‘발암물질 함유 발사르탄 이슈 관련 실태 및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이상이 고혈압 의약품 처방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인터엠디)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복제 고혈압약의 발암물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 이후 대다수 의사들이 복제약(제네릭)이 아닌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의사) 전용 지식·정보공유서비스인 ‘인터엠디’가 고혈압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260명을 대상으로 ‘발암물질 함유 발사르탄 이슈 관련 실태 및 현황’을 조사해 2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220명)가 복제약이 아닌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을 고려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고혈압 파동이 일었던 지난 7월과 이번 달에 걸쳐 두 차례 진행됐다.

특히 고혈압 환자를 많이 상대하는 진료과(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신경과, 신장내과 등) 의사들의 85%는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대체 처방하겠다고 답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의사 A씨는 “고혈압 파동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환자들이 해당 제약사의 문제로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의사들에게 원망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처방 중인 고혈압 의약품의 원료 공급처를 확인한 뒤 중국산 원료인 것은 처방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복제약 기피현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오리지널 발사르탄 의약품인 ‘디오반(발사르탄)’과 ‘엑스포지(발사르탄+암로디핀베실산염)’는 품귀현상이 일고 있으며, 카나브(피마사르탄)와 미카르디스(텔미사르탄) 등 다른 오리지널 의약품의 수요도 늘고 있다.

의사들은 또 ‘향후 고혈압치료제 선택 기준이 변경될 것’, ‘중국산인지 아닌지 등 원료를 따져보고 처방할 것’, ‘전체적으로 의약품 처방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놔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의사들은 행정 당국의 무분별한 복제약 승인과 원료의약품신고제도(DMF)에 따른 허술한 자료관리가 이번 고혈압 파동의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의사 B씨는 “이번 고혈압약 파동에 식약처의 유연하지 못한 대처로 600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 무척 아쉽다”며 “앞으로 의약품 선택 시 환자의 안전을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을 더욱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