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어려운 젊은이 대신 부담없는 고령근로자 쓴다… 4년간 고령자 고용 30% 증가

강진 기자
입력일 2018-07-23 06:00 수정일 2018-07-23 06:00 발행일 2018-07-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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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종별로는 최대 181% 증가한 업종도 있었다.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인해 해고가 어려운 청장년층 대신 장기 고용유지에 대한 부담이 없는 고령 근로자 고용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고용노동부 고령자 고용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 수는 44만2993명으로, 2012년 대비 30.8% 증가했다. 건설업, 부동산 및 임대업, 교육서비스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4개 업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고령 근로자 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큰 증가폭을 보여준 업종은 광업이다. 2016년 광업 고령 근로자 수는 1100명으로 2012년 대비 181.3% 증가했다. 이어서 전기·가스·수도업 또한 7195명으로 같은 기간 141.5% 증가했다. 도매 및 소매업 고령 근로자는 1만1980명으로 같은 기간 113.7% 증가했으며,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분야는 1만6688명으로 4년간 128.6% 증가해 두 배 이상의 큰 증가폭을 보였다.

고령 근로자 수가 가장 많은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은 2016년 20만4665명으로 4년간 33.9%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인원이 많은 제조업의 경우도 6만5232명으로 같은 기간 61.7% 증가했다. 이어서 운수업은 3만2808명으로 같은 기간 60.2% 증가해 업종 전반에 걸친 고령 근로자 증가세를 보여줬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고령화 현상도 원인중 하나지만,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노동시장이 경직된 것도 고령 근로자가 늘어난 주요 원인”이라며 “기업이나 고용주 입장에서는 청년들을 뽑으면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계속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반면, 노인들은 장기 고용유지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고령 노동자들의 경우 사망률, 은퇴,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자연스럽게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이 때문이다. 사망률 및 은퇴와 같은 자연적 요인들 때문에 고령 노동자들 사이에 노동 유연성이 확보되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성 교수는 “경직성 부담이 적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을 갖지 못해도 고령 노동자가 채용되는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성 교수는 “고령화 부분은 놀라운 것이 아니며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노동시장 경직성 문제는 정책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경직성을 해소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침체기 동안 청년 고용을 회피하고 고령자 고용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평했다.

강진 기자 jin90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