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15조6000억원…'어닝 서프라이즈'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8-04-06 09:16 수정일 2018-04-06 09:36 발행일 2018-04-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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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삼성전자가 1분기 15조6000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전망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증권가의 예상을 넘어서는 수치다. 올해까지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실적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한 가운데, 지난 3월 조기 출시된 갤럭시S9의 판매가 긍정 작용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잠정집계치가 15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15조1500억원) 대비 2.97%, 전년 동기(9조9000억원) 대비 57.58% 각각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역대 삼성전자가 거둬들인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매출액 잠정치는 60조원으로 전 분기(65조9800억원) 대비 9.06%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50조5500억원) 대비 18.69%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 14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는 ‘아이폰 X’ 판매 부진에 따른 디스플레이 패널(DP) 부문의 실적 악화,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실적 둔화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은 증권사들이 전망치보다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시장서 변함없는 저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1분기 실적을 견인한 ‘키 플레이어’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반도체 사업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1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또다시 넘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 성장세를 지속 중인 D램 사업이 호재다. 반도체 시장조사 전문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서버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로는 D램이 6조5000억원, 낸드 플래시가 3조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디스플레이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X(텐) 판매 부진이 결정적이다. 현재 삼성은 전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의 약 97%를 점유하고 있으며, 아이폰X의 OLED 패널도 전량 독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X 판매량이 예상을 훨씬 밑돌면서,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사업 수익도 하락 곡선을 그렸다.

IT·모바일(IM) 부문은 1분기 신제품 출시가 없었던 지난해보다 개선돼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구모델의 판매 호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매년 1분기는 TV와 가전 사업의 비수기로 꼽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제한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