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변화시킨 건 중국의 '최대 압박' 정책"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01 11:13 수정일 2018-04-01 14:28 발행일 2018-04-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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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오위타이서 악수 나누는 김정은과 시진핑
댜오위타이서 악수 나누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한 것은 중국의 최대 압박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북한의 최대 후원자였던 중국의 경제 제재는 유엔 제재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며 이 같이 진단했다.

신문은 핵·미사일 실험을 감행하던 북한이 최근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등의 태도를 바꾼 것에는 다양한 분석이 있다면서도, 중국이 주요 자원의 대북 수출을 중단 한 것이 사실상 큰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북한에 수출한 중국의 정제 석유 규모는 월평균 175.2t으로 2017년 상반기의 월평균 1만3552.6t의 1.3%에 불과하다. 이는 유엔 제재 결의안이 제시한 89% 감축을 훨씬 넘어선 수준이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석탄 수출량도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8627t에서 지난 2월 말 기준 직전 3개월 동안 ‘제로’수준을 기록했다. 철강 수출량은 같은 기간 월평균 1만5110t 규모에서 257t으로 급감했다. 대북 자동차 수출도 지난 2월 1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 통계가 조작된 결과로도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중국 주재 미 외교관 출신인 알렉스 울프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중국의 최대 압박이 북한에 변화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송유관을 사실상 잠갔다”며 “자료 분석결과로 보면 의심할 여지 없이 북한 경제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중국은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FT는 한 중국 정부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 같은 제재 압박을 통해 중국은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 회담을 이끌게 했고, 자신들의 ‘경제 레버리지(지렛대)’를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